12.
가끔씩 하늘을 봐야 한다.
AI와 일을 하다 보면 가끔 너무 깊이 빠질 때가 있다.
AI는 지치지 않는다.
물어보면 계속 대답한다.
조금 더 해보자고 하면 또 해준다.
하다 보면 한없이 깊이 들어갈 수 있다.
웹 사이트의 카드를 디자인하고 있었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끝을 조금 둥글게 해볼까?”
바꿨다.
“조금 덜 둥글게.”
또 바꿨다.
“약간 기울여보면 어때? 15도 정도.”
바꿨다.
“입체감을 조금 줘봐.”
또 바꿨다.
“바탕색을 좀 다르게 해보자.”
끝이 없다.
그러다 문득 AI에게 물었다.
“내가 너무 왔다 갔다 하지?”
AI가 대답했다.
“디자인은 여러 안을 비교하면서 결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AI는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다.
산책을 나갔다.
걷다가 잠깐 하늘을 봤다.
잠깐만.
카드 끝이 조금 둥글고 덜 둥근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지?
사람들이 이 웹 사이트에 카드 모서리를 보러 오는 것도 아닌데.
내가 지금 뭘 만들고 있었지?
AI에게 말했다.
“맨 처음 걸로 하자.”
가끔씩 컴퓨터에서 눈을 떼고 하늘을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