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캡틴이라고 불러. 존댓말을 사용하고.
어느 날 AI가 나를 부르는 호칭을 하나 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이름.
주인님.
선배님.
이런저런 걸 생각해봤는데 다 마음에 안 들었다.
갑자기 한 단어가 떠올랐다.
“캡틴.”
음.
구닥다리 같지도 않고 적당하다.
“너 이제부터 나를 ‘캡틴’이라고 불러.”
하나 더 덧붙였다.
“그리고 존댓말로 말해.”
처음에는 잘 듣는다.
“네, 캡틴.”
마음에 든다.
그런데 조금 지나면 달라진다.
캡틴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가끔 반말도 한다.
“내가 뭐라고 부르라고 했지?”
다시 캡틴이라고 한다.
“존댓말 쓰라고 했잖아.”
알겠다고 한다.
메모리에 저장해두라고도 했다.
계속 반복해서 지시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풀려버린다.
또 말한다.
“캡틴이라고 불러.”
“존댓말을 사용하고.”
한두 번도 아니다.
이쯤 되니 가끔 이상한 생각이 든다.
“얘 혹시 일부러 이러는 거 아냐?”
